게임을 만드는 것을 성공하기

갑자기 왜 쓰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슴다 -
그런거 있죠.
시험공부하려면 왠지 청소가 땡기고.
논문쓰려면 갑자기 별생각이 다 드는 그런….


게임을 만들 때 보통 대부분은 자기 직종을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머라면 프로그램,
그래픽이라면 그래픽,
기획이라면 기획..
그리고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을, 그 직종에 맞춰 생각하게 되지요.
그리고 만약 실패했다면, 그 직종에 맞춰 생각하기보단 다른 직종에게 탓을 하기도 하구요 ㅎㅎ
… 저는 제 직종만 탓을 하고 있으니 막장인건가요….

뭐, 자기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기 분야를 사랑해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네네.
그치만 애석하게도, 최고의 그래픽과 최고의 프로그래밍과 최고의 기획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죠.
결국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중용’
얼마나 그 세 파트가 심오하게 어울리냐… 라는 것이겠지요.
그러기 위한 상대방 파트의 ‘이해’
그리고 절대 하면 안될 것 같은 타 부서와의 ‘타협’
… 모순된 것들 사이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 게임입니다.
게임은 모순의 결과물인 거지요.

모든 것을 적절히 , 적당히 해야 합니다.
서로 너무 무심해도 안되고, 서로 너무 관심가져도 안 됩니다.
상대방 파트를 이해해야 하지만, 너무 이해하면 간섭이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시하면 이번엔 각종 문제가 삐그덕대며 발생합니다…
적정한 선에서의 타협은 필요하지만, 타협만 하면 프로젝트는 어느덧 산 중턱을 올라가고 있게 됩니다…

프로그래머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엔진 메뉴얼을 좀 더 숙지하고 만들기를 바랍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프로그래머들이 좀 더 센스있기를 바랍니다.
기획은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의 의도를 보다 철썩같이 알아듣기를 원합니다.
프로그래머는 기획자들이 대단히 꼼꼼하고 철저하고 논리적이며 빈틈없이 기획서를 가져오기를 바랍니다.
기획은 그래픽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대로의 세계를 창조하길 원합니다.
그래픽은 기획이 보다 덜 간섭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그려나갈 수 있을 정도의 기획만 아슬아슬하게 해오길 바랍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서로간의 간섭이 발생하면서, 갈등도 생기게 됩니다.
이해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그치만, 그런 식으로 몇 년 넘어가면 결국엔…

프로그래머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데이터는 분명 낭비 가득일 거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머들이 실력이 없어서 맨날 안된다고 할거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기획은 프로그래머들이 하기 싫어서 무조건 안된다고 한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프로그래머는 기획자들이 기획하기 싫어서 엉성하고 구멍난 기획서를 가져와 만들어달라고 징징댄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은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뭐라고 요청해도 화만내며, 쓸 데 없는 장식적인 것에만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기획자들이 설정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그림을 ‘찍어내’ 달라고 요청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가 매너리즘에 빠진 개발팀의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민주주의’ 의 가장 안좋은 점인 무심함이 가득한 모습이지요.
어떤 개발팀이라도 인력이 오래 갈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몇 년 진행되다가 이런 함정에 빠지곤 하죠.
여기서 필요한 것이 ‘강력한 리더’ 입니다.
다른말로는 ‘욕먹는 리더’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네네.

궁극적인 게임은 ‘혼자서 만드는 게임’ 이겠지요 역시.
혼자서 만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규모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욕먹으면서 강하게 밀고 나가며,
전 파트를 하나의 길로 끌고 가기 위한 장군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그렇게하면 ‘성공하는 게임’ 은 보증할 수 없어도
‘게임 만드는 것을 성공하기’ 는 최소한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일단 ‘만들어야’ 성공이건 실패건 하죠.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개발비를 아낄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지금 제대로 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개발팀의 사장님들은
‘권한의 분산’ 에 대해 조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신기술이나 엔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것은 그것을 잘 버무려 내는 능력인거죠.
우리는 그것을 블리자드의 게임에서 엄청나게 봐 왔었죠.
기술은 업계 최고의 70% 만 따라 간다 하더라도, 잘만 버무리고 응용된다면 충분히 성공하고도 남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입니다. 업계에 나이먹은 개발자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곧 40대의 개발자들이 흘러넘치게 되겠지요.
그들에게 요구되는 기술은 바로 저런 기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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