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사람의 애니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전부 다는 말고 자이언트 로보와 진 겟타. 굉장히 좋아함.)
원작을 재해석 해서 제가 좋아하는 스토리 라인으로 바꿔놓는 것이 특히 좋아요.
출처 http://blog.naver.com/db50jini?Redirect=Log&logNo=60028196814
출처는 코리아 만화 채널입니다.
원작파괴자, 이마가와 야스히로(今川泰宏)
한 가지 가정을 해 보자. 상당히 유명한 그리고 유능한 애니메이션 감독이 있다. 쟁쟁한 여러 작품에 참여했고 자신의 이름으로 제작한 작품도 다수가 있다. 그러다가 새로운 작품의 제의를 받게 되는데 그 작품이 엄청난 대가(大家)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면? 그리고 이미 비교될 수 있는 작품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작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리메이크 작품의 내용이 전작에 비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전작과의 차별성에 대한 고민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전부가 그렇지는 않지만 단순히 전작과의 차별성만이 존재한다고 해서 새롭게 리메이크 된 작품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처음에 했던 가정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 보자.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두가지 방향으로 작품의 진행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원작(혹은 전작)의 충실한 연결과 재구성, 두 번째는 기본적인 골격만을 유지한 상황에서 새로운 스토리의 전개(예를 들면 외전적인 스토리 등) 쪽으로 나가는 방향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제작되는 것인 만큼 제작 기법이나 표현상의 문제에서의 기술상의 진보, 혹은 약간의 윤색과 변화만이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이야기의 틀은 원작(혹은 전작)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자쪽의 경우라면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현대적 감각에 맞게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일 텐데 기본적인 골격이 유지되거나, 아니면 그것을 완전히 부정한다고 한다면 기본적인 상황만을 제외하고 완전히 새로 창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작품들을 생각해 보자면 전자의 경우에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2’를 들 수 있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두 작품들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들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인 ‘마크로스 2’가 관객과 평자들의 혹평을 받고 물러났다면 비록 부침은 있었지만 꾸준히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는 ‘건담’의 경우 후자에 가까운 예가 될 것이다.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누구인가?
이번에 살펴볼 인물인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후자에 가까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별명이 원작파괴자라 불린다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1967년 생으로 오사카 출신이다. 그 역시 어린 시절 동시대의 애니메이션 키드와 마찬가지로 ‘우주전함 야마토’나 ‘기동전사 건담’ 등에 몰두하기도 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타츠노코 프로에 입사하게 되는데 특이하게 그의 지망은 애니메이터가 아니라 연출이었다. 이후 그가 참여한 작품으로는 주로 토미노 요시유키와 선라이즈의 작품들이었는데 ‘전투메카 자붕글’, ‘성전사 단바인’, ‘중전기 엘가임’, ‘기동전사 Z건담’ 등의 작품이 있으며 그는 그 작품들의 연출을 맡았다. 이후 90년대 초반까지는 그다지 활발한 활동은 보이지 않았는데(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러 작품의 기획과 콘티 등으로 참여했다) 1991년 애니메이션 팬들을 경악으로 몰고간 작품인 ‘자이언트 로보’를 세상에 선보인다. ‘자이언트 로보’의 제작이 길어지면서 또 다시 새로운 작품에 참여하여 사람들에게 완전히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1994년에 선보인 ‘기동무투전 G건담(이하 G건담)’이 바로 그 작품이다. 이후 현재까지는 뚜렷한 작품 활동이 보이지는 않지만 여러 TV시리즈와 OVA에 기획과 스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원작파괴자라 불리는 이유는 다름아닌 원작의 과감한 재해석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그의 이름을 우리에게 인식시킨 작품인 ‘기동무투전 G건담’을 보자. G건담은 건담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는 작품들 사이에서 상당히 튀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건담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작품이다. 최근 들어 재해석이 되는 움직임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일본의 이야기이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건담가문의 이단아, 건담G
대부분의 건담 시리즈의 팬들이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속칭 헤이세이 건담(‘기동무투전 G건담’ ‘신기동전기 건담W’ ‘기동신세기 건담X’을 일컫는다) 시리즈는 별로 좋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최근에 방영된 ‘“건담’(속칭 콧수염 건담)의 경우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높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건담W의 경우는 미소년 군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캐릭터성 때문에 나름대로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골수 건담 팬들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일수록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나 “건담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일본에서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들이 재평가를 받고 있는 움직임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도 물론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건담 팬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비난의 선봉이 되어 있는 G건담은 과연 그렇게 비난 받아야 마땅할 작품일까?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분명히 건담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한데도 건담의 설정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G건담은 제목만 건담을 붙이고 있을 뿐 기존의 건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굳이 건담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담 시리즈의 한 작품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기존의 건담 팬들이 가지고 있는 건담에 대한 신화를 부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G건담에는 기존의 건담 스토리에 등장하는 스페이스 노이드와 어스 노이드 사이의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뉴타입의 실존의 문제 같은 것도 등장하지 않는다. 최강의 건담 파이터 자리를 놓고 부딪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필자는 위에서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G건담에 대한 선입견 혹은 바라보는 생각을 뒤집어 놓으면 될 것이다. 즉 기존의 건담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반드시 계승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하고자 한 것이라는 말이다. 건담이라고 하는 거대한 스토리의 틀 속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자유분방함으로 새롭게 건담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G건담은 분명히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개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기존의 원작을 의미없이 파괴하고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열어갈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로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파괴. 그것이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G건담에서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엔 자이언트 로보다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이전에 그가 연출로 참여한 작품들 보다는 ‘자이언트 로보’와 ‘기동무투전 G건담’이 현재까지는 그의 작품성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일 것이다. 다음 주에는 자이언트 로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난 주에는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대표작 중 ‘기동무투전 G건담’을 이야기했다. 이번 주는 ‘자이언트 로보’다
G건담에서 거대한 건담의 세계를 뒤집었다면 현재까지 그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자이언트 로보’에서는 만화와 특촬물과 애니메이션을 한데 뒤섞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었다. ‘자이언트 로보’의 원작자는 다 알고 있다시피 요코야마 미쓰테루이다. 일본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테츠카 오사무와 동시대의 만화가이면서 그와 필적할 만한 작품들을 만들어낸 일본 만화계의 또 다른 신이라 불릴 수 있는 작가이다. ‘바빌2세’나 ‘마법사 사리’ 등의 제목들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고 ‘수호지’나 ‘삼국지’ 등의 작품들도 있다. ‘자이언트 로보’ 역시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작품인데 이미 특촬물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된 작품으로 지금보면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작품이다.
G건담에서 원작파괴자로 명성을 높인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자이언트 로보’에서는 원작의 파괴를 넘어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작품들을 완전히 해체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1991년에 첫화가 발매된 이후 거의 1년에 1편씩 발매하여 작품의 퀼리티를 극상의 수준으로 이끌어냈으며 단순히 작화 수준이 높다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동시대 애니메이션 작가로서의 고민을 그 작품에 녹아내었다.
‘자이언트 로보’의 기본적인 컨셉은 과거적인 중량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작품에 등장하는 로보의 디자인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리벳을 표현하여 의도적으로 복고적인 스타일을 유지한다던지 혹은 전체적인 비례에서 극단적인 무게감을 주도록 표현한 것 등을 통해 로보가 가지고 있는 중량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함을 통해 이야기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이언트 로보’에서 이마가와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마지막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다이사쿠 소년의 이야기에 압축되어 있다. 즉 희생이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것인가? ‘자이언트 로보’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무엇인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다. 국제경찰기구의 엑스퍼트들은 자신의 육체를 희생해서 초능력을 얻었고 BF단의 십걸집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다이사쿠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희생, 즉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을 돌봐주던 세르반테스의 배신(사실 세르반테스는 십걸집의 한 명이었다), 불사의 무라사메라 불리는 엑스퍼트 켄지의 희생으로 로보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이사쿠 역시 로보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상황을 이마가와 감독의 상황으로 대입시켜보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자신보다 앞선 세대들의 엄청난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 자신 역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 동일한 장르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야만 하는 위치. 결국 다이사쿠가 아버지가 남긴 로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결국 희생으로서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 역시 그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 이마가와 감독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실이 밝혀지고 우리가 진실로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다는 진실을 접하며 애니메이션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믿음이 무너지고 치열한 생존법칙이 존재하는 하나의 산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왜 희생해야 하는지 다이사쿠는 아직 그 이유를 알지는 못했지만 함께 싸우는 동료와 로보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아낸 것과 마찬가지로 이마가와 감독 역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계의 모습 속에서 단순히 과거의 영화를 이어간다는 단순한 결의가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을 자신의 손으로 새롭게 그려가려고 하는 의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자이언트 로보’는 단지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작품을 패러디 혹은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미가와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그려낸 애니메이션계의 하나의 에피소드인 것이다.
슈퍼로봇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진 게타로보’의 기획과정에 이마가와 감독이 참여 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찾아보지는 못해서 명확한 대답을 하기는 어렵지만 기획과정에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는 알려져 있다.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작품 세계에 손을 댄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어떤 작품을 만든다는 것과는 다른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가와 야스히로는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애에 기초한 해석과 그것을 다시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원작 파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마가와 야스히로에게 원작 파괴자라는 별명은 어쩌면 현재까지 그의 작품들을 살펴볼 때 찬사의 말일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떤 대가의 작품을 가지고 파괴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 낼 것인지 기대가 된다. 물론 자신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들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줄어들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