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미국을 그리 좋아 하지는 않아요.
나라는 이기적이고, 사람들은 무신경하고,
생각없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무턱대고 미국을 경외하는 것도 꼴보기 싫고 말이죠.
그러다가 어찌 된 일인지, 두 달간 미국에 가서 살아야 할 일이 생겼었는데.
여러가지 좋은 점도 보이고, 나쁜 점도 보이고 해서 뭐 사람사는 곳은 다 그렇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딱 한 가지. 식당에서만큼은 조금 부러운 면이 있더군요.
왜 아시다시피 식당에 가면, 우선은 웨이터가 안내를 해 주고,
그 웨이터가 주문을 도와주지 않습니까.
대부분은 친절하게 주문을 도와줍니다.
오늘은 무슨 메뉴가 좋다는 둥.
뭘 좋아하냐는 둥.
생각보다 상당히 친절하더군요. 아무래도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는 외국인인데도 말이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달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물이 적당히 떨어지면 채워준다던가,
콜라의 얼음이 적당히 녹으면 새 걸로 바꿔 준다던가,
빈 그릿이 있으면 재빨리 치워준다던가.
포크나 나이프를 떨어뜨리면 부르기도 전에 재빨리 새 실버툴을 가지고 온다던가…

물론 전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너무 유치하지 않고 능숙하게 친절하더군요.
무엇보다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하지요.
‘웨이터들은 다 그래?’
라고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아니, 하지만 대부분 그래. 여기 웨이터들은 식당으로부터 월급을 받지 못하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월급만 받지.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의 수입은 팁이거든.
팁은 10%~15% 를 주는데 얼마를 주느냐는 철저히 손님의 권한이니까. 돈을 조금이라도 잘 벌고 싶으면,
손님을 기분좋게 해 줘야 팁을 많이 받으니까 말야’
오호…..과연.
팁 문화가 있는 것만 알고 있었지 팁이 그런 역할까지 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다른 식당에서, 왠지 동양인이라고 별로 안 챙겨주는 것 같은 눈치가 보이면,
팁을 10% 만 딱 맞춰 내고 나와서, 약간의 항의 표시를 할 수 있었어요. 나, 만족하지 못했어. 라고 말이죠.
그리고 자주 가는 식당이 생기면서 , 거기에 아주 친절한 웨이터가 내 이름까지 기억하면서
내가 전에 시켰던 메뉴까지 기억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웨이터가 생겼는데(그래봤자 더듬더듬 영어지만)
그 사람에게는 고맙다는 의미로 15% 팁을 웠어요.
당연히 다음에 갈 때에도 그 웨이터는 굉장히 기쁜 얼굴로 뛰어나오지요.
그러다가. 한국 식당에 갈 일이 생겼지요.
미국에서도 당연하게 한국식당이 있는걸요.
값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좀 비싼 정도.
그래도 워낙 재료가 풍부하다보니 맛은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편이었어요.
아. 미리 말하지만 제가 간 곳은 LA근방이었슴다. 뉴욕 따위는 몰라뇸. (무책임..)
어쨌거나 식사를 시키면, 한국과 똑 같아요.
뭐가 똑같냐면, 들어가서 대충 자리잡고 앉으면 ‘뭐 드실래요’ 라고 물어보는 아줌마(아저씨)와
‘여기 물좀 더 주세요’ 라고 소리쳐야 가져오는 물.
가끔 바쁠 때에는 치우지 않은 자리에 앉혀놓고 ‘곧 치워 드릴께요’ 라고 한다던가.
‘김치 좀 더 주세요!!!’ 라고 소리치면 ‘예에!’ 라도 대답하면서
한참 후에 와서’김씨 아줌마 이 옆좀 닦어!!!’ 라고 소리치면서 탁 올려 놓는 그릇.

……뭐, 이게 일반적인 한국의 모습이지. 한국하고 미국하고 같을 수는 없잖아?
라는 편한 생각을 물론 했지요. 비교는 되지만 특히 불편할 것도 없고. 웨이터도 없잖아. 사장님 사모님. 아줌마 하나에 그릇만 치우는 동남아 직원 한 명 뿐이네.
하지만….
..
..
..
팁은 왜 줘야 하는 건데…?

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10% 도 줄 수 없는 서비스를 받았는데,
전문 웨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팁은 그럼 누구에게 주는거야…?
“물론 여기 사장이 먹는거지. 한국인이 돈을 악착같이 벌어들인다는 한 일례가 될 수 있지.
안주면 화낸다고. 관습이라 이거지. 서비스는 받지 못해도 팁은 내라.”
…그런거야?
하긴, 데이브는 시즐러도 가기 싫어하더군요. 셀프서비스라고.
셀프서비스 레스토랑인테 팁도 줘야 한다고 . (물론 웨이터가 식사만 안 가져다 줄 뿐 나머지는 그대로 서비스하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설마 뭔가 좀 바뀌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