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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인생코미디

별 생각없이 봤다가 괜히 분통만 터진 영화.

본래 나에게 영화의 의미란, ‘비싼 돈을 들이고 특수효과를 떡칠한’ 것이어야만 한다.

이 몸께서 친히 몇 천원 이상을 들이고, 금쪽같은 시간도 들이고, 또한 혼자 가기도 그렇고… 팝콘과 콜라는 필수이고…

등등 나의 금쪽같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보러 가 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가 낮은 영화라면 뭔가 손해 본 느낌이랄까.

(궁중폭파신이 있었으면 왕의 남자를 괴물보다 좋은 영화로 쳐 줬을텐데… 라고 늘 말하던 나다)

어쨌거나, 우연히 공짜표가 생겨서 보게 되었다.

꽤나 많은 나라에서 베스트 셀러였다고 하고… 라디오 광고도 하던 책 내용이라는데.

뭔 얘긴지는 전혀 모르고 관람.

‘악마가 세상에 내려와서 프라다를 즐겨 입으며, 사람들을 쩝쩝 쫘악 꿀꺽꿀꺽 한다.. 뭐 그런건 아니겠지?’

음… 어쨌거나. 상당히 보기는 좋다.

얘기는 속도감있고 짜임새있으며, 순간순간 위트도 좋고 , 연기와 캐릭터 개성도 좋다. 흡입력도 좋고.

하지만 뭐 거기까지라는게 조금 한계랄까.

웰 메이드 까지는 되겠지만,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가 뻔한 결론과 뻔한 감정을 양산해 버린다.

사람의 뒤통수를 치지 못하는 얘기진행 정도가 실망스럽달까.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렇지 않아도 고민하고 있었던 내 갈등을 ‘울컥’ 하고 일깨워 버렸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뭘 위하며 살까?

성공? 행복? 그렇다면 성공의 정의는 무엇이고 행복의 정의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성공인가 행복인가?

‘성공’ 이라…

도데체 어디까지 해야 ‘성공’ 일까?

여기 편집장처럼 세상이 다 알아주는 유명인사가 ‘성공’ 일까?

성공에 대한 욕망은 다시 욕망을 낳는다.

아마도 성공의 욕망을 가진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도 욕망을 위해서 계속 투자할 것이다.

물론 나도 성공만을 목표로 산다면, 남들보다 잘 할 자신도 있고, 사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상도 가능하다.

B형의 특징중 하나가 꼭 하고자 결심한다면. 다른건 보이지도 않으니까.

그러려면… 다른 인생은 모두 포기하는거다. 그래. 집이고 뭐고 없는거다. 오직 일만 생각하는 악독한 악마가 된다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수준까지의 성공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일까나?

모모사의 높은 사람들과 조금 알게 된 적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꽤 돈을 가지고, 또한 벌고 있었으며, 열정과 탐욕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들은 그 가지고 있는 것을 늘이고, 확고히 하기 위해 남을 밟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음해를 하고, 반목을 하고, 이간질을 하며 파벌을 만들었다.

물론 엄청난 스트레스와 집착을 통해…

물론 그들에게 직원들은 가족이 될 리가 없다.

직원들 앞에서는 직원들을 사랑하는 척 살랑대면서

실제로는 자기가 돈을 벌기 위한 부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점심값은 벌벌벌 떨면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술값을 지불하며 룸쌀롱을 출입하면서 로비와 아부를 떨고 있었다.

만약 성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면. 이것이 맞는 방법이다.

고고하게 성공하는 방법따위는 …  사실은 없다… 이 좁아터진 한국에서는. 누군가를 밟지 않으면 크게 성공하기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수많은 사람들을 폐인으로 만들어야 김택진 아저씨가 돈방석에 오르듯… 말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돈이 없어도 행복’ 하게?

정말로 돈이 없으면 단지 ‘불편’ 한 것일까?

그건 또 그렇지 않다고 본다.

과연 정말로 돈이 없어서 불편하게 살면서 행복해 할 수 있을까?

가끔은 영화도 보고 가끔은 여행도 하며, 가끔은 원하는 취미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는

모든 수수해 보이는 일상들이

결국에는 돈과 연관되어 있는것이 아닌가?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성공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행복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선을 어디다 그어야 하는 것일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분명 불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두 마리의 토끼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맹목적인 성공을 바라는쪽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분명 어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런식으로 살 수는 없다.

아직 흙탕물에 들어갈 준비가 안되어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지 않고도 사는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해 둘 수 있는 일을’ 해 두는 것 뿐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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